답답하다.
프로그래머를 추앙하고 해커들을 하대시하는 이야기를 듣거나 글을 볼때면 답답하다.
물론 프로그래머들은 훌륭하고 본받을 만하다.
각자 자기 분야의 자부심으로 살아가는 사람이 많기 때문에, 해당 분야의 종사자는 그럴 수도 있다고 하지만..
해커가, 그 분야의 종사자가, 일푼이라도 그것으로 인해 이득을 얻고 돈을 벌어 연명하는 그런 사람들이.
열악하지만 분명한건 자부심밖에 없을지도 모르는 해커들을 천대해야 했을까. 그들이 뭐가 부족한가. 지식? 노력?
프로그래머가 잘하나 개발자가 잘하나? 이런 어이없는 난제의 답을 프로그래머라는 범해진 말들로 논하고 있다니..
해커가 제시한, 하찮게 보일수도 있는 소중한 기술과 아이디어와 노력들을 별거 없다는 식으로 초라하게 포장해버린다.
등잔 밑이 어둡다더니, 좋은점을 볼 줄 모르는가. 아니면, 정말로 업신여길 수 있을만큼 그 분야를 통달하여서 그랬던가.
그리고는 다시 프로그래머, 개발자의 밝은 이면을 환히 비추며 그들을 위한 찬송가를 부르짖는다.
자신이 프로그래머라는 합리화를 해대며 해커들을 농락하기도 하겠지..
다시 묻고싶다. 프로그래머가 잘하나, 해커가 잘하나?
정답은 없다. 만약 있다면 잘하는사람이 잘하는것이 답이다.
수십년간 아키텍처와 운영체제를 넘나들며 연구를 해온 해커, 실무를 갓 접한 프로그래머. 누가 더 잘할까?
수십년간 아키텍처와 운영체제를 넘나들며 종사한 프로그래머, BOF를 갓 익힌 해커. 누가 더 잘할까?
다른걸 한 번 묻고싶다. 태권도를 하는사람과 가라데를 하는사람이 싸우면 누가 이기는가?
정답은 없다. 만약 있다면 강한사람이 이긴다.
잘하는 해커가 개발을 못하거나 시스템 구조론상의 지식을 제대로 알지 못하고 있을까. 과연..?
프로그래머의 수천페이지에 달하는 일반적인 개발 지식과, 해커의 혁신적인 단 한 줄의 발상.
누구의 손을 들것인가. 그래도 프로그래머인가?
해커들 생각의 도출 과정조차 무시하는 투의 글을 본 기억이 있다.
과연 그것이 엔지니어의 고충을 알아주지 못하는 직장 상사의 생각과 무엇이 다른가.
프로그래머들을 부족하게 보거나 해커들을 과분하게 보지는 않는다. 그들 모두를 진심으로 존중한다.
하지만, 쓸데없는 궤변으로 이러한 균형의 틀을 깨버리는 논리때문에 이렇게 극단적인 예를 들고있는건 아닌지 모르겠다.
일부 사람들은 수시로 해커가 되기도 프로그래머가 되기도한다. 자격 여하를 떠나서 이것은 잘못된게 아닐테지만,
그 순간에도 해커가 그들에게 그렇게 무시당할만큼 부족한 존재였을까.
아니면 단순히 필요할 때 해커라는 이름표를 잠시 갖다쓰고 버릴 수 있는 그런 소모적인 존재였나.
그것도 아니라면 그들의 기본 소양과 지식적 측면이 해커라는 존재 자체를 다른 무엇과 비교하며 폄하할 수 있을 만큼 우월하였나.
꽉막힌 무언가에 가슴이 트이질 않는다.